이상기후 탐지하고 미세먼지 추적 가능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드론이 최근 들어 기상 관측의 주요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도2.5㎞까지 수직 비행이 가능한 기상용 드론을 현장에 투입해
시험비행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업으로 개발한 이 드론은 관측이 까다로운 대기
하층의 직접적인 관측이 가능할뿐더러 대기 하층에서발달한 구름 및 국지성 안개 등의 특성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은 현재 전국 6개 지점에서 하루에 12개 이상의 라디오존데를 대형 풍선에 매달아 날려 보내고 있다.
대기 상층의 기상상태를 관측하는 장치인 라디오존데는 상층권으로 올라가면서 기온, 습도, 풍향, 풍속 등을
측정한다.
하지만 라디오존데가 대기 경계층에 머무는 시간은 아주 짧다. 정확한 기상 예보를 하기 위해선
경계층에 대한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이를 해결해줄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기술이 바로 드론이다. 인공위성의 경우 바람, 구름 상층부, 폭풍의 위치, 해수면 온도 등의 데이터를 제공하지만 저층 대기의
표본 수집 능력은 크게 떨어진다.
이에 비해 드론은 낮은 고도에서 대기의 수직 특성을 파악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선보인 드론의 군집 비행 기술이 적용될 경우 초단기 예보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드론이 접근하는 폭풍이나 위협적인 난기류를 탐지하면 더 많은 드론이 출동해 비행군을
형성한 후 대기의 해당 지역을 조사하고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최선의 방법을 위해 서로 위치를
조정하는 식이다. 또한 드론을 폭풍 속으로 투하한 후 제어를 통해 비행하면서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할 수도 있다.
태양광 드론, 넓은 지역의 지구 관측 가능해 드론은 요즘 문제시되고 있는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 및 이동 경로를 밝혀내는 데도 매우 적합하다.
넓은 지역에 걸쳐 있는 다수의 대기오염 배출원 관리 및 현장 접근이 어려운 시설의 오염도 측정,
그리고 불법행위의 촬영 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수도권을 시작으로 미세먼지 감시 시스템을 본격 운영하는 환경부는 대기오염 배출원을
추적할 수 있는 드론 6대를 우선 확보했다.
이 드론은 150m 상공에서 오염 의심 업체의 불법 소각행위 등을 촬영하고 대기질 농도 분석을 맡게 된다.
미세먼지를 예보할 수 있는 드론 모델도 개발되고 있다. 드론 전문기업 보라스카이가 개발한 ‘VORA-777’이
그중 하나다. 이 드론에는 미세먼지 및 풍향, 풍속 등을 관측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돼 있어 미세먼지의
이동 경로 분석 및 예측에 따른 미세먼지 예보가 가능하다. ‘VORA-777’ 드론은 지난해 11월 열린
‘2018 기상기후산업 박람회’에서 첫선을 보여 주목을 끌었다.
드론은 인공위성처럼 높은 곳에서 넓은 지역의 지구 관측을 하기에도 매우 유리하다.
태양전지를 부착해 지구 상공 20㎞ 이상의 성층권을 밤낮없이 날아다닐 수 있는 태양광 드론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위성의 경우 특정 장소를 하루에 한 번만 지나간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원하는 곳을 쉽게 이동할 수 있는 태양광 드론은 하루 종일 동일 장소의 관측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태양광 드론은 인공위성처럼 높은 곳에서 넓은 지역을 관측할 수 있기에 오존층 분석 등의
대기 연구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하버드대학 연구진은 보잉 계열사에서 개발한 태양광 드론으로 오존층을 분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태양광 드론을 이용하면 인공위성보다 좋은 해상도로 지상의 스모그를 유발하는 이산화질소
오염 정도를 분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업 기상재해 예고에도 드론 활용 농촌진흥청에서는 이상기후로 인한 농업 기상재해의 피해 방지에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고랭지 배추 주산지의 작황을 드론으로 1~2주 간격으로 촬영한 다음 생육 상황을 분석해 주산지별로
적절한 출하 시기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에 드론을 투입하는 까닭은 폭염 등으로 배추의 생육 상황이 급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드론이 수집하는 기상 데이터는 농작물 관리를 향상시키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 그 밖에도 드론은 대형 산불 진화시 바람 패턴의 변화를 감지해 피해를 줄이는 데 유용한 역할을 한다.
산불뿐만 아니라 유독물질 등으로 인해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의 정보를 수집하는 데도 드론이 필요하다. 현재 미국 오클라호마대학의 기상학 교수이자 드론 연구가인 필립 칠슨은 매 1~2시간마다 상공 1.6㎞까지
드론을 날려 현재 기술로는 쉽게 연구할 수 없는 대기 경계층의 상황까지 측정할 수 있는 기상예보 시스템
개발을 구상 중이다.
드론이 수집한 데이터는 지상국으로 전송되어 예보 컴퓨터 모델에 바로 입력된다.
이를 위해 그는 미국 전역에 약 9m 높이의 측정망을 세워 기압, 온도, 풍속, 풍향 표본을 확보하고,
측정망과 연동해 상호 보완하는 유인 및 무인 지상국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드론 등이 수집한 모든 데이터는 인공위성 및 다른 기상관측기구들이 수집한 측정값과 통합돼
이상기후로 인한 국지성 호우 등의 위협적인 기상을 더 정확히 예보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yess01@hanmail.net
저작권자 2019.04.26 ⓒ ScienceTimes